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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 생각과 행동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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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회고

, , 개발, 자전거, 회고9 min read

2019년을 되돌아보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 세가지를 정리했습니다.

공간/모임 서비스를 시작한 일

3년 전 창업을 시작했을 때에 제가 생각한 저의 고객은 예술가들이었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급하다고 생각했었죠. 시간이 지나 2년쯤 뒤에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문제는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이 겪고 있었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접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 첫번째 시도가 ‘향유고래’였습니다. 이 서비스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회비를 걷는 예술 동호회 같은 것입니다.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제게 지금까지는 거의 생각해보지 않았던 질문들을 던져주었습니다. 비즈니스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돈을 법니다. 예술이 그 자체로 비즈니스가 되려면, 예술은 고객에게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고 가치를 전달해주어야 할 것입니다. 대체 예술은 사람들에게 어떤 가치일까. 이 질문은 모임을 기획하기 위해 예술가들과 함께 일하면서 끊임없이 하는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아마 그분들은 이 생각을 일어나서 자기 전까지 하겠죠? 예술가와 같은 위치에 서서 소비자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는게 정말 좋은 일이었습니다. 덕분에 대화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를 떠올리고 답해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게 다 무슨 소용인가? 사진을 찍는다는게 다 무슨 소용인가? 글을 쓴다는게 다 무슨 소용인가? 음악을 듣는다는 게 다 무슨 소용인가? 작곡을 한다는게 다 무슨 소용인가? 사람들이 취미로써 예술을 즐긴다는게 그들에게 무슨 소용인가? 1년동안 나름대로의 답을 깨달을 수 있었고, 내년에는 더 잘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모임에 참여했던 한 분이 연말에 감사 편지와 한산 소곡주 8병을 선물로 부쳐주셨을 때도 짜릿했습니다.

아키텍처와 그 너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일

마인딩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훌륭한 동료들 덕분에 개발에 대한 많은 배움을 얻습니다. 그 중에서 아키텍처에 대해 눈을 뜬 것이 단연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제 제가 웹 개발을 시작 한 지 4년정도 되었습니다. 경험이 많아질 수록 뭔가 할 수 있는 것은 늘어나는데, 내가 더 좋은 개발자가 되고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습니다. 확실한건 이것보다 훨씬 더 잘 할수 있다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할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죠. 그러다가 동료의 추천으로 ‘클린 아키텍처’ 라는 책을 같이 읽게 되었습니다. 그 책을 토대로 함께 페어프로그래밍을 하고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비로서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더 잘하게 될 수 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장 큰 깨달음은,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는 소프트웨어에서 아주 사소한 부분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소프트웨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소프트웨어가 어떤 가치를 전달하느냐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그 소프트웨어가 정말로 ‘소프트’해서 (하드웨어와는 다르게)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죠. 어떤 라이브러리와 프레임워크로 그것이 만들어졌는지는 이런 훨씬 중요한 것들 이후에 언급될만한 내용이고요. 이것을 깨달은 뒤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구조적인 설계에 훨씬 더 집착하고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원래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었던, 이유없이 받아들이고 있었던 패턴과 습관들도 이제 이유를 찾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이해를 거쳐서 더 좋은 형태로 발전시킬 수 있을것 같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개발을 더 잘하기 위한' 고민들이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게 되어서 기쁩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일

저는 살면서 운동을 좋아해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런 제가 올해엔 200km 브레베 대회에 나갑니다. (‘200km 브레베’는 자전거로 200km의 정해진 코스를 13시간 30분 내에 완주하는 것이 목표인 사이클링 대회입니다) 맨 처음에 자전거를 타게 된 계기는, 연남동에 새로 구한 사무실이 홍대입구역에서 꽤나 멀었던 것이었습니다. 걸어가면 15분정도 걸리고, 버스를 타도 10분정도의 거리입니다. 사무실 앞과 역 앞에 각각 따릉이 보관소가 있어서, 그 사이를 따릉이를 타고 다니기 시작했죠. 근데 따릉이가 모두 동나는 때가 많은데다, 저에겐 너무 작아서 불편하다는게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자전거를 샀습니다. 따릉이가 36만원이라길래 36만원짜리 자전거를 샀습니다. 내 자전거가 있으니까 더 자주 타고다니게 되더군요.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다니면서, 자전거 타는게 재미있고 마음관리에 도움이 된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자전거로 점점 더 멀리, 오래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편도 20km, 한시간 거리의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했습니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자전거 위에서 보낸다는 게 아주 좋았습니다. 또, 자전거를 한시간 타면 운동이라고 부르지 않을수 없는데, 매일 유산소 운동을 반년동안 하니까 확실히 건강해진다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자전거로 멀리 가는 것에 대한 재미도 느끼고, 운동 스포츠로써의 자전거에 대한 관심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브레베 대회 참가도 결심했죠. 전 제가 스포츠 대회에 참가하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살다보니 이런 날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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