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회고
최상위 라인을 높이기
최근에 반복적으로 들은 이야기 중 하나가 예외적일 정도로 탁월한 (최소한 한 영역에 있어서) 실력을 가지고 성과를 만드는 사람이 조직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것이었다. 평균 이상의 사람 여럿이 팀에 합류하는 것 보다, 최상위 라인을 높이는 사람 한 명이 합류할 때 훨씬 더 큰 임팩트가 발생한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임팩트 있는 채용에 대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었는데, 일단 스스로라도 최상위 라인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그런 사람을 채용하는건 매우 어려운 일이니까.
왜 저렇게까지 하지?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스스로를 높은 기준에 두려고 노력했다. 노력 그 자체가 성과는 아니지만(사실 이건 오히려 경계해야 하는 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노력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어도 노력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가능하다. 데일리 태스크에서부터 채용이나 마일스톤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타협없이 수준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내가 일을 제외한 삶(생활과 취향)에서 대부분 이런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는 걸 생각해보면 좀 많이 반성할 부분이 아닌가 싶었다.
보상심리를 제어하기
나에게 성과를 내는 데에 가장 큰 방해가 되는 것은 보상심리였다. 보상심리가 찾아오는 이유도 여러가지이고 그 수준도 천차만별인데, 그건 차치하고 가장 큰 문제는 일단 보상심리가 찾아왔을 때 대책이 없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우여곡절이 다 지나가고 나서야 뒤늦게 보상심리때문에 그랬다는 진상파악을 하기도 하고. 이건 오래 지속되어온 문제라 꾸준히 관찰하면서 해결책을 고심해왔는데 이제 어느정도 효과있는 솔루션이 생긴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상심리를 최대한 빠르게 인지하는 것이다. 다행히도 최소한 나에게 보상심리는 거의 항상 일정한 형태를 띄고 있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학습할 기회가 많았다. 이제는 거의 10초 내로 인식할 수 있게된것 같다.
보상심리를 인식하고 나면 거기에 지배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흠 이걸 어떡하지…’ 라고 나지막히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렇게 한발짝 물러나서 생각하기만 하면 감정이 빠르게 가라앉아서 다시 중립상태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리학 용어로는 ‘주시하기’ 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건강하게 살기
기초체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일에서 퍼포먼스를 내는 것에서 있어서도, 삶의 질에 있 어서도. 신체적인 조건이 선택과 행동에 아주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항상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어서 언제나 최상의 선택들을 할 수 있다면 그 이득은 매일매일 누적되어서 복리가 되어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를 하려고 애쓴다던지, 자전거를 탈 때에도 좀 더 숨이 차도록 달린다던지, 그런 소소한 행동들을 하고 있다.
Stop Predicting the Future (of Your Code)
Stop Predicting the Future of Your Code | by Dan Goslen | The Startup | Medium
Stop predicting the future! Focus on the current problem and solve it as simply as you can. Tomorrow has enough problems of its own.
인간은 굉장히 쉽게 자만해지고, 대표적인 실수중 하나인 '미래를 예측하기'를 하게 된다. "미래에는 이렇게해서 저렇게 될거야"라고 말하는건 코드에서나 코드밖에서나 꽤나 그럴듯해보이고 멋있어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게 되지 않는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주 아주 어려운 일이다.
특히 어중간한 숙련도를 가지고 있을 때 쉽게 이 실수를 저지르는 것 같고, 또 크게 저지르는 것 같다. 그나마 숙련도가 높다면 예측의 정확도라도 높을 수 있을텐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심결에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는 자신을 자주 발견할 수 있었다.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겠다.
키보드 바꾸기 (이달의 추천)
미국 서부의 카우보이들은 말이 죽으면 말을 내버려두고 가지만, 사막을 걷게 되더라도 안장은 메고 간다. 말은 소모품이지만, 안장은 자신의 몸에 익숙해진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이다. 이제 PC는 소모품이고, 키보드는 소중한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와다 에이치치
라고 해피해킹 키보드 소개 페이지에 적혀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같은 의미에서 모니터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피해킹 키보드를 사진 않았지만. 대신 리얼포스 키보드를 샀다. 원래 쓰던 키보드도 나쁘진 않았지만, 3년정도 쓰니 블루투스 끊김이 날로 심해져서 스트레스가 심해 바꿀 수 밖에 없었다. 가격때문에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일수도 있는데, 아주 만족스럽다. 가볍게 눌리면서도 구분감이 있고,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