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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 생각과 행동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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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주차 회고

, 회고6 min read

오랜만의 긴 휴가동안 호텔과 카페에 처박혀서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 어떻게 살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관하여 오래 생각해보았다.

여러 생각들 중에서 다르게 생각하게 된 것, 더 뚜렷해진 것 두가지가 특별히 기록할 만하다.

다르게 생각하게 된 것

나에게 구체적인 인생의 목표를 세우는 일은 부질없어 보였다. 어차피 인생은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이건 여전히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대신에 나는 그보다 한 차원 높은 추상인, 삶의 소명을 아주 예리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방향성만 확고하면 길 잃을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명만으로 사는 것에는 두가지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장 눈 앞의 문제를 두고 의사결정을 할 때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고, 현실적으로 의사결정에 주어지는 시간이 굉장히 짧을 때 오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의 지난 몇 달의 선택들을 돌이켜보면 너무 늦게 선택을 하거나,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나의 소명을 여러 마일스톤으로 구체화하고 그 지점들을 바라보기로 결심했다. 원래 나는 이런 상상들을 망상으로 치부하고 머릿속에서 지우려고 노력했다. 너무 자극적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이런 이미지들이 자극적인걸 거꾸로 유익하게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건 마치 랜드마크와도 같은 것이다. 등대가 아무리 어두운 바다에서라도 눈길을 사로잡기 때문에 등대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처럼, 이런 목표들은 정신없고 촉박한 상황에서도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건 이런 마일스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일이다. 마치 에자일 정신과도 같은데, 지금 잘 모르겠으니까 대충하자는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 완벽하게 결정해야한다는 것도 아니다. 마일스톤을 통해 전략적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운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더 뚜렷해진 것

나는 이 세상을 덜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일단 차치하고, 나의 모든 지향점들은 이것의 하위 목표였고 이렇게 하는 것이 나에게 ‘옳은’일이었다. 단지 방법의 차이가 있었을 뿐. 내가 음악을 비롯한 예술에 대단한 관심과 열정을 가진 것은 내가 그것들로부터 구원받은 적이 있었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마인딩에 합류하게 된 역사도 마찬가지의 흐름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왜 마인딩에 이렇게 집중하는 걸까. 과거에 선택했던 순간에는 솔직히 명확하지 않았고 다소 직관적이었고 감정적이었다. 그리고 합류한 뒤로는 그렇게 깊게 돌이켜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여러차례 단편적으로나마 회고를 해왔었고 이제는 아주 확실한 논리가 생겼다. 이른바 ‘기회의 창’이라는 것이다.

어떤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아주 다양한 조건들이 일치해야 하고, 그 조건을 조성하는 운이 필요한 임계치를 넘었을 때 기회의 창이 아주 잠깐 열리며, 그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의미다. 안 그러면 언제 올지 모르는 다음 기회를 또다시 기다려야하니까.

마인딩은 내가 보기에 기회의 창이었다. 세상을 바꾸기에 이렇게 좋은 조건(비즈니스, 대표, 팀, 아이템, 시기, 등등..)을 갖춘 것은 평생에 한번 있는 일이면 많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거듭 생각해볼 수록 점점 더 확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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