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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 생각과 행동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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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회고

, 회고6 min read

일본 여행, 에이신 학원 히가시노 고등학교 견학

일생에서 인상적으로 손꼽을 만한 여정이었다.

지난 6개월동안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저작을 읽으며, 그의 사상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러면서 점점 그가 지은 건축물을 실제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어보아도, 추상적인 이야기이기에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가 어려웠다. 내 삶에 적용하기 이전에 일단 건축에 대해서도 그럈다. 그래서 이렇게 건물을 지으면 어떻게 된다는거지? 마침 그가 지은 건축물 중에서 그가 스스로 평가하기에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보는, 그러면서 가장 큰 프로젝트였던 히가시노 고등학교가 바로 옆 일본 도쿄에 있었다. 마침 10월 이후로 일본 입국이 쉬워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일본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AC2

그리고 내 계획을 가벼운 마음으로 AC2 커뮤니티 디스코드에 올렸다. 이 때만 해도 이 여행이 얼마나 크게 커질지를 전혀 예상하지 못햇다. 놀랍게도 여행 계획을 올린지 하루만에 합류자가 생기고, 점점 사람이 늘어나더니 최종적으로는 9명에 이르렀다. 심지어 크리스토퍼 알렉산더 워크샵이 열리면서 여행에 더 불이 붙었다.

여행을 준비하면서 학교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학교측과 미리 일정을 조율하려고 했다. 일본에 가는 김에 어떻게든 유의미한 교류를 하고싶어서 관련 연구를 진행했던 대학교 교수에게 메일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메일, 대리인을 통한 전화통화에서 모두 완곡한 거절을 받았다. 그래도 학교 밖에서라도 건물을 조망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일단 떠나보기로 했다.

Enterance Permit

놀랍게도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변화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먼저 히가시노 고등학교에 도착한 일행이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시립 박물관의 직원을 통해 학교의 교사 연락처를 얻을 수 있었고, 그렇게 교장선생님과의 통화까지 이어졌다. 우리의 사정을 잘 설명한 뒤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출입허가를 받아 드디어 학교 내부를 견학할 수 있었다.

School Landscape 1 School Landscape 2 School Landscape 3 School Landscape 4

학교를 곳곳을 둘러보면서 책을 통해 추상적으로 받아들인 개념의 실체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잘 짜여진 프로젝트 코드를 직접 까본 느낌이랄까. 아, 이게 이런식으로 구현되는구나 같은. 책으로만 봤을 때 애매했던 것들,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아서 가볍게 지나쳤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언어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그래서 책이 참 모호하게 느껴지는 것이겠지만), 현장에서의 그 느낌은 명확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에도 활동이 이어졌다. 여행기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고 또 계속해서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에 대해서 학습하는 모임이 만들어졌다.

Museum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히가시노 고등학교에 가기까지 만났던 '모든' 현지 주민들의 친절함이었다. 학교가 있는 이루마시 까지 가는 열차의 차장님, 택시 기사님, 박물관의 직원분들, 음식점 주인아주머니, 학교 수위아저씨, 교감선생님, 교내를 직접 안내해주신 영어 선생님 모두로부터 환대를 받는다는 느낌과 우리를 진심으로 도와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말도 잘 안통하고 긴장되는 여정속에서 그들의 공감이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나중에 또 다시 가서, 그 때 정말로 감사했다는 인사를 하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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