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회고
코칭 슈퍼비전
김창준님의 코칭 슈퍼비전을 받았다. 그 순간에도 많은 깨달음이 있었지만, 그 뒤에도 계속해서 곱씹으면서 좀 더 코칭을 효과적으로 해볼 만한 점을 찾을 수 있었다. 크고작은 배움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특히 세가지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주제 선정
기본적으로 주제는 피코치가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피코치가 다루고 싶다고 말하는 주제보다, 코치인 내가 보기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주제가 있을때 어떻게 해야할까? 특히 내가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있다면 이런 생각이 들기 쉽다.
슈퍼비전을 받기 전에는 거의 무조건 피코치가 선택한 것으로 진행을 하려고 했다. 슈퍼비전 세션에서도 그렇게 했고. 이때 받은 피드백은, 코치가 (더 좋다고) 생각한 것을 아예 말하지 않는 것도 비일치적이라는 것이었다. 물론 피코치의 주도성을 해치면 안 되므로, 자신의 의견을 다소 평가절하해서 가볍게 제안하는 정도가 좋겠다.
시간 관리
일반적으로 피코치는 자신의 상황을 코치에게 잘 설명해야한다는(그래야 코칭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관념을 가지고 있으므로 방대한 양의 정보를 전달하려 하기 쉽다. 거기에 코치로써 경청해야한다는 자세와 공감 및 반영을 중요시 여기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대략 30분 정도는 특별한 행동계획 없이 흘러가게 된다.
그런데 사실 코치가 문제를 잘 이해할 수록 코칭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결과적으로 한정된 시간을 잘 사용하지 못한 것이 된다. 대화를 하며 계속해서 5분 뒤, 10분 뒤에 효과적인 코칭이 이루어지고 있을 지를 계속 시뮬레이션하며 적절한 개입을 할 수 있어야 코칭을 잘 할 수 있다. '내가 지금 이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은 다른걸 포기한다는 것'이라는 피드백이 큰 도움이 되었다.
세션 평가
우리의 세션이 얼마나 효과적이었는 지를 잘 측 정하는 것이 점점 더 코칭을 잘 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이럴 때 쓸수 있는 SRS같은 도구들도 있지만, 가장 확실한 것은 피코치의 행동이 변화했는 지를 보는 것이다. 즉 세션의 효과는 1-2주 뒤에 나오므로 세션의 평가는 유보하는 것이 좋다는 것. 다음 세션 때 그동안 어땠는 지를 물어보고, 그 전 세션때 세웠던 행동계획이 안 이루어졌다면 좌우지간 코칭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빠르고 유효한 피드백
일을 하면서 빠르고 유효한 (셀프)피드백 루프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모든 피드백이 빠르고 유효한것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빠르고 유효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가장 유효한 피드백이라고 볼 수 있는 유저보이스는 특별한 설계를 하지 않으면(UT라던가, CI/CD라던가) 충분히 빠르기 어렵다는 것이 아쉬웠다. 사실 이런 유저 피드백을 얼마나 빠르게 얻을 수 있는지가 애자일의 핵심이긴 하지만.
- Our highest priority is to satisfy the customer through early and continuous delivery of valuable software.
-- Agile Manifest: Principle
그래서 유저 보이스(리뷰라던지, CS기록이라던지)를 내가 직접 읽으면서, 내 안에 그 만큼의 유효성을 지닌 멘탈 모델을 만들어보려고했다. 작지만 중요한 일을 해야하는데, 그 작은 액션들에 대한 피드백을 내가 스스로 줄 수 있게 되는 것이 필요했다.
일을 하면서 매일매일 진전이 있다고 느낄 수 있어야하고, 어떤 일을 했을 때 내가 목표로하는 결과에 얼마나 가까워지는가를 바로바로 알아챌 수 있어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가령, "내가 지금 이 파일을 여는 것이 효과적인가?”같은 일에 피드백이 가능한 정도. 혹은 “내가 지금 이 코드를 수정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내가 지금 이 스택트레이스를 살피는 것이 효과적인가?”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