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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 생각과 행동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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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회고

, 회고4 min read

플레이어-코치

7월부터 페이드 트래픽과 오가닉 트래픽을 담당하는 유입 팀의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했다. 원래 두 사람이서 각각 페이드와 오가닉 작업을 해왔는데 아무래도 각자가 실무에 몰입하다보니 적절한 때에 환기와 회고가 이루어지기 어려웠다. 학습이 잘 이루어지는 것 같지 않았고, 학습에 방해가 되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제거할 필요가 있어보였다. 그래서 내가 그런 종류의 도움을 주기로 했다.

내가 페이드나 오가닉 트래픽에 있어서 도메인 전문성이 있는건 아니지만 메타적인 레벨에서의 전문성(가령 학습하기, 계획하기, 불확실에 대응하기 등)은 충분히 도움이 되리리 생각했다. 실제로도 그랬던것 같다.

내가 이럴수 있는건 개발팀이 이제는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상황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높은 수준의 위임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팀에 아주 감사하다.

이런 일련의 인식을 갖고 나의 역할에 대해 대표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 자리에서 내가 플레이어-코치 같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 단어를 처음들었는데 설명을 들으니 꽤 맘에 들었다. 스포츠에서 선수 겸 코치 혹은 선수 겸 감독은 선수로 뛰면서 동시에 코치 또는 감독직을 하는 팀의 구성원을 말한다.

요즘 한두 건의 코칭/컨설팅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는데, 이걸 내가 잘 하는것과는 별개로 이 일 자체가 그렇게 가슴뛰는 일이라고는 느껴지진 않았다. 최소한 코칭에서 큰 보람을 느끼는 다른 분과 비교했을 때에는. 나는 그것보다는 내가 직접 뭔가를 만드는 일에서 더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팀을 만드는 일도 포함해서.

Beautiful Evidence

시각화 강의를 듣기 전에 교재?로 쓰일 Edward Tufte의 Beautiful Evidence를 읽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나에게 있어서 "책"이라고 하는 물건의 새 지평을 연 느낌이다. 종이, 제본, 인쇄, 조판 모든 것들이 너무나 퀄리티가 뛰어나서 책을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특히 서문에서 "My books are self-exemplifying: the object themselves embody the ideas written about."이라고 하는데, 이 말 그대로 책의 디자인 자체가 책의 내용을 담고 있다. 소름돋을 정도로 강렬했다.

Beautiful Evidence 글과 그림의 배치를 설명하는 페이지에서 시선이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도록 만들어 글과 그림이 하나의 정보가 되도록 만들고 있다.

내가 평소에 얼마나 글과 그림을 따로 보고 있었는지, 그리고 글과 그림이 (진정으로) 하나가 되도록 어울리게 만들었을 때 얼마나 강력한 효과가 있는지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왜 여전히 종이와 연필이 메모 앱보다 더 뛰어날 수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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