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회고
무엇이 상담을 효과적으로 만드는가
4월에 NVC 갈등중재 기초과정 교육을 받았다. 기존에 연습하던 동기면담과의 공통점들이 몇가지 눈에 띄었다. 가령 공감, 반영이 중요하다는 것. 나의 이해가 아니라 상대방의 이해를 향해 대화를 해야한다는 것. 교정반사를 억누르기. 자연스럽게 심리상담의 공통요인(Common Factor)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공통적인 부분에 뭔가가 더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다가 The Great Psychotherapy Debate를 읽었다. 이 책의 부제 The Evidence for What Makes Psychotherapy Work가 말하는 대로 심리상담을 효과적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다. 심리상담의 공통 요인을 연구하는 관점에서는 심리상담들의 특정 기법보다는 상담자와 내담자와의 동맹이나 공감이 상담의 효과를 더 잘 예측한다고 본다.
내담자의 관점에서 효과적인 심리상담(혹은 상담가)을 찾는 방법도 짤막하게 나와있다. 공통 요인 관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들을 확인하는 질문들이다.
- 상담 계획이 나에게 말이 되고, 실제로 효과가 있을것 같은가?
- 상담의 목표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에 대해 동의가 되는가?
- 이해받고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가?
- 상담을 진행하면서 진전이 있는가?
평소에 에너지를 적게 쓰기
요즘 하루를 돌이켜보면 하루의 생산성을 결정하는(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순간은 전체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이 쳐줘야 10%정도? 새로운 뭔가를 만드는 일이라면, 또는 높은 불확실성에 놓인 일이라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바꿔말하면 그 결정적인 순간에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이런 결정적인 순간이 언제 나올지 예측하기는 어려우므로, 특히 지금이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므로, 결정적이지 않은 평소의 대부분의 시간에는 에너지를 아껴두는 것이 결과적으로 더 효과적으로 일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평소에 하는 일과에서는 최대한 에너지를 안 쓰려고 하고 있다.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너무 애를 쓰지 않으려고 한다. 모든걸 잘 하려고 하다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과 비슷한데, 나같은 경우에는 하루에 하나만 잘 하면 된다의 느낌. 매일매일을 보면 좀 너무 쉬엄쉬엄하는게 아닌가 싶어보이지만 일주일이나 그 이상을 보면 확실히 더 생산성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마냥 설렁설렁 일하는게 아니라,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