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회고
사람은 변하는가
코칭 프로그램에서 최종회고를 준비하다 나의 핵심 가치관 중 하나를 새삼 깨닫게 되는 일이 있었다. 사람은 당연히 변한다는 것이다.
회고 프로그램 중에 참가자들이 스스로의 변화를 인지하게 하는 시간을 설계하고 있는 와중이었다. 사람들이 변화를 잘 못느끼면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어떻게하면 작은 변화도 알아차릴 수 있게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같이 준비하던 상대가 변화가 없는건 걱정하지 않냐고 물었다. 나는 "변화한게 분명히 있죠"라고 말했다.
심리치료나 교육에 대한 연구를 보다보면 사람은 외부 개입 없이도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성장한다는걸 알게 된다. 사실 그래서 심리치료나 교육적 개입에서 더더욱 높은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것도 안한 것조차 효과가 있는데, 정말로 아무런 변화가 없는 개입을 했다면 문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변화가 가능하다는 말이 변화가 쉽다는 말은 전혀 아니지만.
유저 멘탈모델, 유저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설계
유저의 멘탈모델과 유저 인터페이스가 유사한 것이 좋다는 것은 널리 받아들여진 사실이다. 그러니까 유저가 생각한 대로 생겨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제품의 경우엔 제품의 모양이 실제 작동 방식에 큰 영향을 준다. 혹은 그 반대일 수도 있고. 당겨서 열 수 있을것 처럼 생긴 서랍은, 어딘가 붙어있는 레일 위에서 미끄러져 움직일 것 처럼 생겼고 실제로 대부분 그렇다. 바퀴로 굴러가는 탈것은 분명 어딘가에서 회전운동을 일으키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리적인 실체가 없는 소프트웨어는 생겨먹은게 실제 작동 방식과 큰 연관이 없을 수 있다. 물론 때때로 물리적 현실과 유사한 부분도 있다. 가령 폼(form)을 제출하는 웹 페이지가 있다면, 그것의 처리는 마치 현실에서 종이에 인쇄된 양식을 채워서 접수처에 제출했을 때 접수원이 하는 일과 비슷할 것이다. 유저의 멘탈모델도 그것과 비슷할 것이고.
하지만 물리법칙의 제약이 비교적 드문 프로그래밍의 세계에선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이 있다. 예전에는 이것이 그저 축복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유저 멘탈모델과 유저 인터페이스가 비슷한게 좋은 것 만큼, 유저 멘탈모델과 소프트웨어 설계가 비슷한게 좋다는 생각이 든다.